들어가는 말
9-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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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의 종말>은 왜 각종 분야에 종사하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업무를 위해 필요한 힘이 고갈되었다고 느끼는지, 또 왜 이 때문에 인생이 실패한 것만 같다고 느끼는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나는 번아웃을 일에 대한 기대와 일의 현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경험이라고 정의한다. 또 번아웃이란 지난 50년간 증가한 문화적 현상이지만, 그 역사적 뿌리는 일이 단순히 밥벌이 수단이 아니라 존엄성과 인격, 그리고 목적의식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우리의 믿음 속에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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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이 우리를 존엄하게 만들어주지도, 우리의 인격을 함양하지도, 우리에게 삶의 목적을 부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일에 존엄성과 인격을 부여하는 것도, 일에 우리 인생의 목적을 불어넣는 것도 우리다. 이를 이해하고 나면 우리는 일에 덜 헌신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치 있게 여길 수 있다.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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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은 우리가 노동이 가진 문제들을 생각하는 통상적인 방식에 이해하기 어려운 기묘한 점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대학 종신 교수도 번아웃을 겪을 수 있다면, 노동환경만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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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은 노동경제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영혼이 앓는 병이다. 번아웃의 원인 중 큰 부분은 일이 사회적, 도덕적, 영적으로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우리의 믿음이다. 일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을 가져다주지 못하며,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소진, 냉소주의, 좌절을 유발한다.
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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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몫을 해내던 평범한 노동자가 근무시간을 간신히 버티는 쭈글쭈글한 껍데기가 되기까지 반전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눈을 뜨자마자 처음으로 “더는 못 하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순간은 부지불식간에 지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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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미 늦었다. 번아웃을 피할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 당신은 그저 남들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는 사이 당신의 업무 능력은 점점 시들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당신은 일을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너무 지쳤고, 너무 분하고, 너무 무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소중히 읽기! 다시 머리를 굴리자 그리고 나는 행복하다 문제없다! 잘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