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가 이런 일도 했네? 노션으로 연말 회고하기
연말이 되면, 여러 복잡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모두에게 같은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져도 누군가에게는 쏜살같이 빠르게 흘러가는, 누군가에게는 어느 때보다 지겹게 느껴졌을 수 있습니다. 한 해가 유독 힘들게 느껴질 때는 올해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다들 지금껏 살아봐서 알지만, 새해 새 아침이 밝는다고 내 삶이 뾰로롱 하고 달라지진 않잖아요? 어쩐지 조금 냉정하게 들리지만요. 그런데, 찬찬히 한 해를 돌아보면 '내가 이런 일도 했네?' 싶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연말이 되면 한 해를 촘촘히 돌아보는 연말 회고 기간을 가집니다. 아쉬운 점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것도, 잘한 점을 칭찬해주고 토닥여 주는 것도 모두 스스로에 내주어야 하는 마음의 품이거든요.
한 해를 잘 돌아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경우엔 처음 연말 회고를 시작했던 2016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회고를 해왔습니다. 에버노트에 월 별 최고의 순간을 뽑아보기도 하고,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서 송년 결론을 인스타그램에 적어보기도 했고요. 개인 연말 회고를 하려고 제주도로 셀프 워크숍을 떠난 적도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노션으로 하는 연말 정산 워크숍을 줌으로 열어서 지인 20여 명과 연말 정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2시간 동안 제가 직접 만든 노션 템플릿을 통해 함께 회고를 나누는 워크숍이었는데, 참가자들 후기가 매우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던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 줌으로 진행한 연말 정산 워크숍 김민석
이번 아티클에서는 노션 페이지만 채우면 2021년이 정리되는 마법의 템플릿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템플릿 제공은 물론 활용법도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미리 보는 연말 회고 노션 템플릿 김민석
연말 회고는 왜 중요할까요?
연말 회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 일단 재밌습니다. 여행 사진을 볼 때, 아무리 멋진 풍경을 많이 찍어도 내가 있는 사진을 더 열어보게 되지 않나요? 여러 명이서 찍은 단체 사진에서 내 얼굴만 유독 잘 보이는 것도 그렇고요.
내 인생이 제일 재미있고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매일이 신나는 하루는 아니겠지만, 1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 사건들을 바라보면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그저 잊고 싶었던 기억에서 삶을 살아낼 단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발견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끄집어내는 행위 자체가 큰 즐거움을 줍니다.
둘째로는 1년 동안 열심히 쌓아온 기록을 살펴보며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1년이라는 다소 긴 시간을 회고하려면 그동안 써온 캘린더, 메모, 다이어리 등 기록 데이터의 수집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회고 재료 모으기'라고 표현해요.
잘 쌓아둔 기록 데이터를 재료 삼아, 나만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찾는 일이 바로 연말 회고입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노션으로 주간 회고와 분기 회고를 하는 습관을 다뤘는데, 어쩌면 이 회고들은 모두 연말 회고를 위한 재료들이었던 거죠. 잘 가꾼 한 해를 돌아보며 나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이 연말 회고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럼 발견한 인사이트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인사이트는 곧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액션이란, 새해 계획을 의미해요.
세 번째 이유는 달성 가능한 새해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새해가 되면 몇 가지 계획들을 마음속에 세우실 텐데 한 해가 끝날 때쯤 돌아보면 새해 계획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안 날 때가 많습니다.
연말 회고를 촘촘히 하면, 100%는 아니더라도 80%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됩니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려면, 일단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기 파악이 우선시되어야 해요. 연말 회고 작업은 이것을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연말 회고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공감이 되셨다면 지금부터 저와 함께 한 해를 잘 돌아보는 연말 회고를 해봅시다. 연말 회고 재료 모으기부터 시작해볼까요?
연말 회고 재료 모으기
흰 종이와 펜을 꺼내어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돌아보면 강렬했던 몇 가지의 기억들만 떠오를 겁니다.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1년의 모든 순간을 촘촘히 돌아보기 어렵죠. 이때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일 년 동안 내가 써온 기록들입니다.
노션에 쓴 업무일지가 될 수도 있고, 캘린더나 다이어리가 될 수도 있겠죠. 휴대폰의 건강 앱이 기록해준 수면 기록 등 건강 데이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회고 재료를 많이 모아두면 모아둘수록, 풍성한 연말 회고를 할 수 있답니다.
한 해 동안의 기록 수집하기 (예상 소요 시간: 1시간 반)
회고 재료는 한 해 동안 작성한 모든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일기, 메모지나 이면지에 끄적여둔 기록 또는 노션, 에버노트 등 디지털 공간에 남겨둔 기록도 좋습니다. 캘린더 일정도 좋은 재료가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두' 모으는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생겨난 기록이라면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모두 모아서 책상 위에 올려둡니다.
제가 수집한 기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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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구글 캘린더, 탁상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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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기록: 라이프 컬러링 컬러 루틴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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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올라이트 1/4 year diary 4권, 디깅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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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록: 노션 업무일지&회고보드, 아이폰 메모 앱, SNS 계정
기록을 다 모은 후에는 하나씩 찬찬히 살펴봅니다. 모든 내용을 샅샅이 읽어볼 필요는 없고요. 대강 훑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일정이나 사건 위주로 보려면 캘린더를 1월부터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캘린더를 보다가 특정 일자나 사건에 대한 생각을 보고 싶으면 해당 날짜의 디지털 기록이나 다이어리를 펼쳐보는 식으로 기록을 살펴봅니다. 또, 노션 업무일지에 써둔 업무 메모나 주간 회고 기록 등은 pdf파일로 내보내기 한 뒤 프린트해서 살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록을 수집하고, 기록을 모아 보는 것 까지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됩니다.
기록 수집하기 김민석
올해의 앨범 정리하기* (예상 소요 시간: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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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은 구글 포토(Google Photo)나 아이클라우드(iCloud)등 개인용 클라우드에 사진을 백업해 둔 분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록 수집 방법입니다. 만약 개인용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분이라면 다음 챕터인 '노션으로 연말 회고하기'로 바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올해의 앨범 정리는 휴대폰이나 드라이브의 사진첩을 보면서 올해의 앨범을 만드는 것입니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고 계신가요? 저는 사진으로도 기록을 많이 하는 편이라 2013년부터 구글 포토로 백업을 해오고 있어요. 휴대폰에 구글 계정을 연동해서 실시간 백업을 해두고, 연말이 되면 사진을 다시 쭉 보면서 의미 있는 사진만 모아 올해의 앨범을 만듭니다.
구글 포토를 통해 매년 만든 올해의 앨범 예시 김민석
부모님께서 어릴 적 사진을 모아 앨범을 만들어 주시곤 했던 추억을 살려서 디지털로 매년 나만의 앨범을 만들고 있어요. 내 모습이 담긴 사진뿐 아니라, 뉴스 스크린샷 등 기억하고 싶은 사건들도 남겨둬요. 매년 앨범을 만들면 500여 장의 사진이 담기더라고요.
사진만 백업했다면, 앨범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구글 포토를 이용해 앨범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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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메뉴에서 앨범을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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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서 '+앨범 만들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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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제목을 입력하고, 사진 선택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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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날짜 선택 바(bar)에서 올해 1월 날짜를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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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사진부터 보면서 의미 있는 사진들을 앨범에 추가하세요.
한 해 동안 찍은 사진만 해도 1000장이 거뜬히 넘기 때문에 모든 사진을 보고 올해의 앨범을 만드는 작업은 꽤 피곤한 작업일 수 있습니다. 예상 소요 시간을 2시간 정도로 두긴 했지만, 사진의 양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모두 끝내지 않고, 여러 날에 걸쳐 진행해도 좋습니다. 올해의 앨범을 다 만들고 나면, 한 해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을 앨범 표지로 선택해요. 이렇게 하면, 올해의 앨범 만들기가 끝납니다.
노션으로 연말 회고 하기
회고 재료를 다 모았다면 이제 노션으로 연말 회고를 해보겠습니다. 노션을 사용하기 전에는 에버노트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한 해를 돌아본 기록이 흩어져 있었지만 노션을 업무 일지로 자주 사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말 회고도 노션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션을 사용하면 한 페이지에 여러 카테고리를 담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계속 노션으로 회고를 하고 있습니다.
노션으로 정리한 카테고리별 연말 회고 기록 김민석
연말 회고 템플릿은 갤러리 뷰의 9개 페이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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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세웠던 목표를 돌아보고 회고를 시작할 수 있는 2021년 새해 목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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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건강 등 7가지 카테고리의 회고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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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총평을 적어보는 종합 페이지
3년째 노션으로 회고를 해오면서 다듬어 온 카테고리예요. 기분 그래프로 개괄적인 한 해를 돌아본 후 일, 건강 등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회고를 해보는 컨셉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페이지 하나씩 함께 보면서 연말 회고를 해볼까요?
#새해 목표: 새해에 세웠던 목표 돌아보기
새해 목표 페이지는 새해에 세워두었던 목표를 돌아보고 연말 회고를 시작하는 페이지입니다. 작성해둔 새해 목표가 있다면 이 페이지에 넣어두고 얼마나 달성했는지 살펴보세요. 따로 새해 목표를 세워둔 내용이 없다면 이 페이지는 비워두셔도 좋습니다.
#기분그래프: 일 년의 기분을 한 장에!
2021년을 12개의 점으로 표현하는 기분 그래프를 그려봅시다. 기분 그래프는 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하나의 점을 찍어보는 작업입니다. 기분 그래프를 그려보면 일 년 동안의 굵직한 사건과 기분의 변화를 한 장으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당시에는 크게 느껴졌던 일들이 그래프의 한 점이 되면서 조금 위로가 되기도 해요. 유난히 기분의 진폭이 컸던 시기를 돌아보기도 하고, 좋았던 때를 다시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은 덤입니다.
기분 그래프를 그리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노션 템플릿에 있는 기분 그래프에 '-' 표시를 지우고 0을 입력해서 그래프를 만들면 됩니다. 점을 모두 찍은 후에는 각 위치에 점을 찍은 이유를 다시 떠올려 보면서 월 별로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적어봅니다.
노션이 조금 좁다고 느껴진다면, 종이와 펜을 꺼내서 기분 그래프를 그려봐도 좋습니다. 빈 종이를 하나 꺼내서 가로 방향으로 놓은 후 종이 가운데에 기다란 선을 하나 긋고, 1월부터 12월을 구분하여 표시해서 연간의 기분 상태를 점으로 찍으셔도 됩니다. 마찬가지로, 12개의 점에는 각각의 이유가 된 사건을 함께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종이로 적으셨다면, 다 적은 후에 사진을 찍어서 노션 페이지에도 붙여 넣어 주세요.
#올해의 OO: 나만의 어워즈로 한 해 빠르게 돌아보기
다음 페이지로 가볼까요. 올해의 OO은 나만의 연말 시상식입니다. 연말이 되면 시상식을 많이 하죠. 이 페이지에서는 시상자도 수상자도 모두 '나'인 시상식을 열어봅니다. 올해의 여러 순간들에게 상을 주다 보면, 힘들었던 일도 부끄러웠던 일도 모두 달래줄 수 있을 거예요.
올해의 OO은 올해의 소비부터 음식, 성취, 기회 등 다양한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오래 생각하지 않고 바로 떠오르는 단어를 적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머지 페이지를 모두 작성한 후 다시 돌아와 수정해도 좋습니다.
올해의 OO을 적다 보면 '갑자기 이 단어가 떠오른다고?' 싶을 때가 있어요. 키워드를 보고 먼저 떠오른 것이라면, 내가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나에게 중요한 사건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떠오르는 대로 빠르게 적어본 후, 만약 더 적고 싶은 키워드가 있다면 하단에 추가하여 작성해보세요.
#일: 넓은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뻗어가며 나의 일 돌아보기
이 페이지는 올해의 일을 돌아보는 페이지입니다. 일 페이지는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수정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회사 업무는 '메인 업무'로,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구분해서 회고합니다.
회사 업무의 경우, 조직 → 프로젝트 → 직무 순으로 범위가 넓은 것부터 좁은 곳으로 뻗어가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있어요. 속해있는 조직 관점에서 나의 한 해는 어땠는지 적어보고, 내가 수행한 프로젝트 관련 잘했던 점과 아쉬운 점을 적어보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작년에 적어둔 회고를 보니, 팀을 옮긴 덕분에 좀 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을 잘한 점으로 꼽았더라고요. 아쉬웠던 점으로는 하반기부터 개인 회고를 게을리하고, 개발 공부 등 역량 발전 계획을 잘 달성하지 못한 것을 적어두었어요.
페이지 말미에는 '잘한 건 더 잘하고, 아쉬운 건 보완해서 계획으로 넣어보자!'라고 적어두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여전히 능동적으로 잘 일하고 있고, 주간 회고 습관을 잘 들여서 연말까지 빼놓지 않고 개인 회고를 했습니다. 역량 발전을 위한 학습도 작년에 비해 많이 진행한 것 같아요. 작년 목표는 꽤 달성했지만, 올해 회고를 해보면 아마 새롭게 아쉬운 점도 발견되겠죠?
저의 사례처럼 일 회고에서는 꼭 수행한 업무나 작업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학습한 것도 함께 적어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해본 것이 있다면, 어떤 시도를 했는지 결과물은 어땠는지 과정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등을 적어봅니다. 프로젝트 별로 나누어서 회고를 해보아도 좋고, 종합적으로 적어보셔도 좋습니다. 만약,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분들은, 카테고리를 새롭게 만들어서 회고를 해보셔도 좋습니다.
#건강과 습관: 나의 일상과 건강 돌아보기
다음으로 나의 건강과 습관을 돌아보는 페이지입니다.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해도, 건강과 습관이 잘 잡혀있지 않으면 일상을 지탱해주는 힘이 무너집니다. 병원에 가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건강과 습관 회고를 해보면 미리 건강 이상 신호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건강 페이지는 몸 건강, 마음 건강, 식생활 건강 세 파트로 나뉘어 있어요. 각 항목에 대해, 올해 내가 나의 건강을 어떻게 돌보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몸 건강 카테고리에는 올해 어떤 운동을 했는지 등을 적어볼 수 있습니다. 마음 건강 카테고리는 나의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 올해 내 마음은 어땠는지 돌아보며 떠오르는 대로 적어봅니다.
다음으로는 '습관'을 적어볼 텐데요. 꼭 건강에 관한 습관이 아니더라도, 올해 생긴 좋은 습관과 아쉬움이 남는 습관 등을 적어보면서 올해 나의 일상을 돌아봅시다. 이 페이지를 채우고 나서 반성의 마음이 들어도, 뿌듯한 마음이 들어도 모두 다 내 마음이니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인간관계: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살펴보기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순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떠올리며 인간관계 페이지를 채워봅니다. 올해 가장 자주 연락한 사람이나,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새롭게 생긴 모임이 있다면 적어봅니다.
제가 이 페이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질문은 '여전히 고마운 사람'입니다. 주변에 늘 있어서 가끔 소홀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힘을 주는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지 꼭 적어보세요. 마지막에 올해 미처 연락하지 못한 사람을 적어보면서, 꼭 올해가 가기 전에 문자 한 통 보내시고요.
#콘텐츠: 올해 나를 즐겁게 한 콘텐츠 돌아보기
요즘은 각종 OTT* 서비스와 유튜브 등 보고 즐길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이죠. 올해 여러분의 마음에 담겼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다양한 콘텐츠 보는 걸 좋아해서, 책, 뉴스레터와 같은 활자 콘텐츠부터 유튜브 핫클립 영상,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항목을 적어두었어요. 각 항목에 떠오르는 작품과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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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the-top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예를 들어, 저의 올해의 드라마는 '마인'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였어요. 배우들의 연기와 흥미로운 연출, 전하는 메시지가 멋지고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올해의 책은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그리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와 숨을 편히 내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마음도 운동이 필요해>였습니다.
만약, 특별히 콘텐츠를 따로 회고할 정도로 즐기지 않는 분이라면 이 페이지는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혹은 반대로,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콘텐츠를 많이 보는 분이라면 꼭 하나를 꼽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 좋았던 콘텐츠를 쭉 적어보고 위의 저의 예시처럼 간단하게 좋았던 이유도 적어보세요.
#After Corona19: 코로나 19 이후 삶의 변화
2020년부터 이 페이지를 새로 추가했는데, 올해도 계속 남아있네요. 내년에는 없어질 수 있을까요? 그러길 바라봅니다. 이 페이지에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생활이 있다면 무엇인지 적어보아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한번 적어보세요. 내년 이맘때를 상상하면서요.
#종합: 2021년 총평하기
이제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지금까지 작성한 연말 회고를 바탕으로, 한 해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총평을 내려보세요. 올 한 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났던 한 해였나요? 자꾸만 실패하고 말았던 한 해였나요?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많이 만났나요?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떠오르던 한 해였나요? 어떤 총평이든 좋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페이지를 하나하나 채워오셨다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마구 떠오르실 거예요. 작년의 저는 이렇게 적어두었습니다.
올해는 정말 intense(강렬한) 한 해였다.
올해에는 "올해가 그 강렬함을 갱신했다."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나의 한 해를 돌아보며 나에게 응원을 가득 건네보세요. 꼭 어떤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될 필요는 없습니다. 일, 건강 등 여러 카테고리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을 종합적으로 적어주시면 돼요. 한 해를 촘촘히 돌아본 회고의 힘으로 내년도 힘차게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연말 회고 공유하기
노션 연말 회고 잘해보셨나요? 나와의 시간을 가지며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아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해보면 어떨까요?
다른 사람들과 회고를 공유하면 좋은 이유는 내 삶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가까운 사람들이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조금 못나게 행동했더라도, 내년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서로 지켜보고 응원해줄 수 있는 것, 저는 그것이 회고의 공유가 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노션 페이지를 그대로 공유하자는 건 아니고, 총평 페이지에 적은 글을 다듬어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려보는 것 어떤가요? 꼭 대단한 교훈이 담긴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내 삶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저는 매년 인스타그램에 '#민석한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연말 회고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올해 회고도 마치고 나면 #민석한해 해시태그로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보려고요. 여러분도 이름을 붙여서 '#OO한해'를 만들어보세요. 매년 이 기록을 쌓아서 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연말 회고의 중요성부터, 회고 재료 모으기, 노션으로 하는 연말 회고에 이어 회고를 공유하는 일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이야기했지만, 연말 회고를 하는 기간이 참 즐거워요. 12월만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 트는 사람들 있죠? 저는 12월만 되면 연말 회고 재료부터 모은답니다.
이 아티클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도 연말 회고의 힘이 닿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1년 한 해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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