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 관리 점수는 몇 점?
첫 월급 받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19살 겨울, 아르바이트해서 받은 40만 원이 첫 월급이었어요. 입출금 통장을 동네 은행에서 만들고 첫 월급 받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는 또래 친구들보다 경제적 독립을 일찍 시작한 편이었는데요. 당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기에 완전히 경제적 독립을 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생활비나 등록금 대부분을 제힘으로 직접 해결하며 대학 생활을 보냈습니다.
과외, 학원 강사, 단기 계약직,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어요. 이렇게 버는 돈을 직접 관리하고 쓰다 보니 가계부도 꼬박꼬박 쓸 수밖에 없었고요. 벌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으니 자연스럽게 효과적인 예산 관리 습관도 생겼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일할 때는 당장 6개월 뒤, 1년 뒤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확실치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번 돈이 조금 남더라도 미래를 대비해 미리 모아두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단기 계약직의 형태로 일을 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세우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저에게 근로 계약 종료일이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서는 좀 더 긴 호흡으로 돈을 모으고 관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해주었습니다. 정규직 근로계약서를 쓴 날 제가 제일 처음 한 일은 돈 관리 책을 여러 권 사는 것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에게 돈은 '지금 당장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지만, 정규직으로 일을 하게 된 이후에는 '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 거죠.
다양한 경제 콘텐츠를 찾아보면서 가계부 쓰는 방법, 수입 관리하는 방법, 투자의 레벨 등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배운 것을 실제 저의 상황에 적용해보면서 점점 저만의 돈 관리법을 만들어 갔고요.
돈 관리하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공유하고자 '월급날엔 월말정산'이라는 경제 모임도 만들었습니다. 3개월 단위로 10명 남짓의 인원이 함께하는 경제 모임인데, 벌써 5시즌째 이어가고 있어요. 이 모임을 계기로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디렉토리에서 '매달 가계부의 행간을 읽는 일'이라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나의 돈 흐름 관리법'을 주제로 미니 강연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일단 '돈 관리 레벨 테스트'로 여러분의 현재 상태부터 진단해 보시죠. 아래 8개의 항목에 O, X를 체크해보세요. 테스트 결과에 맞는 돈 관리법을 알려드릴게요.
나의 돈 관리 레벨 테스트
• 월급 통장과 생활비 지출 통장이 분리되어 있다.
• 월급의 2배 수준의 비상금이 있다.
•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의 차이를 알고 있다.
• 한 달 단위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예산을 세우고 있다.
• 가계부를 쓰고 있다. (모바일 앱, 엑셀, 수기 가계부 등)
• 한 달에 한 번 월말정산을 한다.
• 1년 단위 저축 목표 금액이 있다.
• 장기(5년 이상) 재무 목표가 있다.
다들 체크해보셨나요? 대부분은 몇 가지 빠뜨리셨거나, 혹은 8개 모두 하고 있지 않으실 거예요. 지금부터 하나씩 설명해 드릴 테니 차근차근 저를 따라와 주세요. 글 말미에 제공해 드리는 '월말정산 및 머니 로드맵 템플릿'을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돈 관리를 시작하실 수 있어요!
[Level 1] 예산에 맞게 통장 나누기
월급 통장과 생활비 지출 통장이 분리되어 있다.
월급의 2배 수준의 비상금이 있다.
이 두 가지 질문에서는 '통장 나누기'를 하고 있는지 묻고자 하였습니다. 통장 나누기 많이 들어보셨죠? 수입을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크게 3개의 통장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급여가 입금되는 월급 통장, 체크카드를 연결해 생활비를 쓰는 생활비 통장, 월급의 2배 정도의 비상금을 모아두는 비상금 통장입니다.
눈에 돈이 보이면 일단 쓰고 싶은 마음이 우선적으로 들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생활비 통장에 매달 정해진 예산만큼의 금액을 이체해두고, 체크 카드를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월급 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분리해두면 들어온 월급을 전부 그대로 소비하지 않고, 정해진 예산 내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럼 예산 밖의 큰 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고요? 이때 비상금 통장을 활용합니다. 살다 보면 예산을 벗어난 대규모 지출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때를 대비해 비상금을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비상금 외에 아예 목적 자금을 만들어서 '여행 가기 적금', '맥북 사기 적금' 등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상금이나 목적 자금의 적정 금액은 예산 계획에 맞춰 설정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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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통장의 경우, 자주 사용하는 주거래 은행이나 입출금 수수료 혜택이 좋은 은행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모바일 이체 수수료, 자동이체 수수료 등이 모두 면제되는 신한은행의 '쏠편한 입출금 통장'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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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통장은 주로 지출할 때 사용하므로 체크카드 혜택이 많은 것을 선택하세요. 저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의 프로모션 혜택으로 캐시백을 많이 받고 있어서 카카오뱅크를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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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금 통장은 필요할 때 쉽게 꺼내 쓸 수 있으면서 매일매일 이자가 붙는 CMA 계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MA는 여러 증권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으니, 이율이나 혜택 등을 직접 비교해보시고 본인 상황에 맞는 걸 선택하시면 되는데요. 저는 급여 통장과 엮어서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신한투자증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의 차이를 알고 있다.
한 달 단위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예산을 세우고 있다.
다음으로 '예산 세우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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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지출은, 기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필요한 돈입니다. 월세나 전세자금 대출이자 등의 주거비, 휴대폰·인터넷 요금 등의 통신비, 구독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내가 쓰고 있는 고정 지출 항목을 나열해본 후, 혹시 각 항목에서 줄일 수 있는 게 있는지 체크하며 예산을 세워봅니다. 나도 모르는 새 빠져나가고 있는 고정 지출 항목이 없는지 꼭 한번 체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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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 지출은, 고정 지출이 아닌 그 외 모든 지출입니다. '소비성 지출'이라고도 부릅니다. 식비, 의류 구입비, 문화비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변동 지출 항목을 파악하려면 3개월 치 카드 명세서를 뽑아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카드 내역을 보면 돈을 주로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꼭 필요한 지출은 무엇이며 낭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김민석
지출 내역에서의 낭비 항목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용처'가 아니라 '사용 목적'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올리브영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데 몇만 원씩 쓰는 소비 습관이 있었는데요. '올리브영'이라는 사용처만 보면 생필품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카드 내역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니 불필요한 물건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구매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낭비하는 습관은 없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3개월 치 카드 내역을 확인했는데, 한 달에 100만 원의 변동 지출을 사용했다고 가정해보죠. 이런 경우, '100만 원이라니 너무 많이 썼잖아. 다음 달부터는 50만 원만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50만 원만 생활비 통장에 넣고 살면 어떻게 될까요? 높은 확률로 초과되는 지출에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비상금 통장에서 야금야금 돈을 옮겨와 생활비로 쓰게 될 겁니다.
돈 관리를 처음 시작한다면, 과도한 예산을 설정하기보다는 나의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 내역을 보면서 한 달 동안 내가 총 얼마를 썼는지에 집중하는 것보다, 변동 지출 항목마다 돈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하고 나에게 맞는 예산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통장을 나누고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의 예산까지 세웠다면, 이제 기쁜 마음으로 월급날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월급날이 되어 월급이 들어오면 각 통장에 예산을 분배하는 작업을 하면 됩니다. 월급이 통장으로 분배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확인해 볼까요?
그림에서 노란색은 월급 통장에서 자동 이체하는 항목, 파란색은 생활비 통장으로 이체하는 항목입니다. 김민석
월급이 입금되면 월급 통장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한 분배 작업을 시작합니다. 월급 통장에 들어온 돈을 그대로 놔두면 아무리 예산을 잘 세웠더라도 한도를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당장 통장에 쓸 수 있는 숫자가 보이면, 내 돈과의 약속인 예산 정도는 쉽게 무시하게 되거든요. 저는 제 의지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월급을 각 통장에 분배하여, 열심히 번 돈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제일 먼저, 고정 저축*과 고정 지출을 이체합니다. 매달 나가는 돈이 일정하다면 월급 통장에 자동 이체를 걸어두면 편하겠죠? 만약 구독 서비스, 후원 금액 등을 결제하는 날짜가 월급날과 같지 않다면 해당 항목이 이체되는 통장으로 돈을 미리 보내둡니다. 저는 한눈에 관리하기 쉽도록 생활비 통장으로 모든 지출을 모아두고 있기 때문에, 생활비 통장으로 고정 지출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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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이나 청약 등 매달 고정적으로 저축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저축액을 매달 일정 비율로 유지하면 돈을 모으는 속도가 좀 더 빨라질 수 있을 거예요.
다음은 변동 지출입니다. 앞서 결정한 변동 지출 예산 총액을 생활비 통장으로 이체합니다. 만약 추가 수입이 있어서 돈이 남았다면 남은 돈은 1원 단위까지 모두 비상금 통장으로 보내 비상금 저축에 보탭니다. 비상금은 각자 상황에 맞게 모으면 되는데요. 저는 월급의 2배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목표한 비상금을 모두 모은 상황이라면 추가 납입이 가능한 적금 통장에 넣을 수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하는 주식 계좌로 보낼 수도 있겠죠?
모든 과정을 끝내고 나면 월급 통장은 0원이 됩니다. 이제 생활비 통장에 연결된 체크카드로 한 달을 생활하면 됩니다!
[Level 2] 뱅크샐러드 앱으로 지출 기록하기
가계부를 쓰고 있다. (모바일 앱, 엑셀, 수기 가계부 등)
이 질문에 많이들 체크하셨나요? 가계부를 써야 한다는 말은 매번 듣는데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저는 가계부를 '지출 기록' 정도로 부르고 있는데요. 매일매일 업무를 기록하는 것이 일 근육을 키워주듯이*, 매일매일 지출을 기록하는 것은 나의 경제 근육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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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인 가구이거나, 스스로 온전히 나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분이라면 경제 근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내가 곧 가장이니까요. 내가 번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세세하게 파악하면, 충동구매 등의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고, 유용한 곳에 돈을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뱅크샐러드 앱에 모든 계좌와 카드를 연동해 지출 기록을 하고 있어요. 뱅크샐러드에서 카드 사용 내역, 이체 내역을 날짜별로 모두 기록해주기 때문에 지출 데이터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출 카테고라이징
여기서 한 가지 추가로 해야 하는 작업은 '카테고라이징'인데요, 앱이 기록해 준 데이터를 내가 세운 기준에 맞게 분류하는 작업입니다. 카테고라이징된 지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면 낭비되는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3개월 치 카드 내역을 살펴보라고 말씀드렸죠? 카드 내역을 보면서 내가 주로 돈을 쓰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하여 7~8개 정도의 '지출 카테고리'를 만들어보세요. 데이터가 쌓일수록, 나에게 맞는 카테고리로 점차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식비 지출을 '식비' 하나의 카테고리로 관리하다가 최근 식료품, 외식·배달, 카페·간식으로 세부 항목을 나누어 카테고라이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분류를 하면 내가 지출하는 돈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식비에 30만 원을 썼다'가 아니라, '배달 음식 15만 원, 식료품 10만 원, 카페·간식 5만 원'과 같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거죠.
김민석
이 기록을 다음 달 예산을 세우는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배달 음식을 유독 많이 시켜 먹은 달에는 '뭔가 바쁜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나?'와 같은 정보를 뽑아낼 수 있게 됩니다. '다음 달에는 배달 음식 비용을 줄이고 식료품 구입을 더 해서 건강한 음식을 많이 만들어 먹어야겠다'와 같은 다짐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지출 카테고리는 사용 내역과 데이터를 계속 트래킹하면서 나에게 맞는 형태로 꾸준히 바꾸어 나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산 관리를 통한 지출 컨트롤
제가 뱅크샐러드에서 유용하게 쓰는 또 다른 기능은 예산 관리 기능입니다. 잡아둔 변동 지출 예산을 뱅크샐러드에 설정해두면, 지출 컨트롤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어요. 예산 탭을 보면 현재 기준으로 얼마를 썼는지와 함께 예산을 지키기 위한 권장 지출 선이 표시되는데요. 이 선을 매일 확인하면서 지출 수준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예산에서 제외' 기능인데요. 이 기능을 이용하면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을 나누어 예산을 관리할 수 있어요. 저는 예산 기능으로 변동 지출만 관리하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 등의 고정 지출은 '예산에서 제외'를 체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인 노션(NOTION)은 고정 지출 이므로 예산에서 제외하고, 식비인 홈플러스는 변동 지출이므로 예산에서 제외하지 않았습니다.
김민석
저는 매일 저녁, 하루 동안 찍힌 지출 기록을 보면서 카테고라이징 작업을 하거나 예산에서 제외할 항목을 체크한 뒤 권장 지출 선을 확인합니다. 오늘 생각보다 돈을 많이 써서 권장 지출 선을 넘겼다면 내일은 무지출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고요.
만약 바쁜 일이 있어서 당일에 확인하지 못했더라면, 적어도 앱에 지출이 기록된 후 3일 내에는 카테고라이징하려고 노력해요. 3일이 지나면 분명 내가 쓴 돈인데도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늦어도 3일 이내에는 지출 기록을 다시 체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뱅크샐러드 앱으로 기록을 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방법으로 가계부를 쓰고 계신다면 그 안에서 '지출 카테고리 관리'와 '변동 지출 예산 관리'에 집중해서 지출을 관리해보세요. 만약 아직 가계부를 써본 적이 없으시다면, 뱅크샐러드로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Level 3] 월말정산으로 내 돈 회고하기
한 달간 열심히 지출을 관리했다면, 매달 말에는 한 달을 결산하는 '월말정산'의 시간을 가집니다. '월말정산'은 한 달 동안 내가 번 돈과 쓴 돈을 파악하며 한 달을 돌아보고, 다음 달을 계획하는 일입니다. '돈을 회고한다'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업무와 삶을 회고하듯, 돈의 흐름을 돌아보고 계획 세우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좀 더 주도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수입, 고정 지출, 변동 지출, 금융 상품, 다음 달 계획 등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구글 시트를 통해 월말정산을 하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정리해둔 지출 기록을 보면서 각 항목을 하나씩 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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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입
이번 달 들어온 수입을 항목별로 적어봅니다. 직장인이라면 주 수입은 '급여'일 거고요. 그 외에도, 인센티브, 명절 상여금, 은행 이자나 배당금 등의 금융 수입, 블로그 광고로 번 돈 등의 부수입이 있을 수 있겠죠. 적은 돈이라도 좋으니, 수입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다 적어보고 한 달 동안 내가 번 돈의 총액을 살펴봅니다.
시트에서 각 항목에 금액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입 총액이 계산됩니다.
김민석
2. 지출
고정 지출
고정 지출을 항목별로 적어봅니다. 교통비, 주거비, 구독 서비스 등 앞서 정리한 고정 지출 비용 항목과 이번 달 사용한 금액을 적고, 예산을 잘 지켰는지 생각해 봅니다. 새롭게 늘어난 고정 지출은 없는지, 혹시 고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한 노력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고정 지출 비용 항목을 먼저 정리해본 뒤, 각 항목에서 사용한 금액을 적어봅니다.
김민석
변동 지출
이번 달에 사용한 변동 지출을 항목별로 적어봅니다. 항목별로 예산을 잘 지켰는지 생각해 봅니다. 특이 사항이 있는 항목이 있다면 다른 색으로 표시한 뒤 메모를 삽입하여 내용을 적어둡니다.
평소보다 많이 지출한 항목이 있다면, 표시 후 메모를 추가해둡니다.
김민석
금융 상품
적금, 청약, 연금, 주식 등 가지고 있는 모든 금융 상품을 적어보고 이번 달 현재 잔액을 기입해 봅니다. 투자하고 있다면 각 상품의 한 달간 수익률을 계산해서 메모에 적어봐도 좋습니다. 저는 투자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아서, 시트에 수익률이나 특이 사항만을 간단하게 메모하고 있어요.
가입한 모든 금융 상품을 적어봅니다.
김민석
다음 달 목표
마지막으로, 다음 달 목표와 계획을 세워봅니다. 예시에는 간단히 목표 생활비와 목표 저축액만 있지만, 변동 지출 예산을 세워봐도 좋고 고정비를 줄이거나 새롭게 투자할 종목에 대한 목표 등 자유롭게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김민석
위 항목들을 통해 월말정산을 마무리하고 나면, 이번 달 나의 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구글 시트에 매달 월말정산을 나란히 볼 수 있도록 구성해두면 매달 항목별 변화를 확인하기에도 편리합니다.
김민석
[Level 4] 머니 로드맵으로 재무 목표 점검하기
1년 단위 저축 목표 금액이 있다.
장기(5년 이상) 재무 목표가 있다.
마지막 두 가지 질문은 '머니 로드맵'에 관련된 질문이었습니다. 두 질문 모두 '목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죠? 돈 관리에서 '재무 목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요소입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해서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목표가 없으면 돈 관리도 금세 지치기 마련이니까요.
목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로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위해 종잣돈을 모으는 게 목표일 수도 있고요. 더 좋은 주거 환경으로 옮기기 위한 주택 자금을 모을 수도 있겠죠.
저는 일단은 1억을 모아야 한다는 막연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그 목표액을 달성하면 그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오히려 막막해지더라고요. 아마 이 목표가 저로부터 비롯된 내적 동기로 유발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정해둔 기준에 맞추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저는 제가 돈을 모으는 목표를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위해 어느 시기에 얼마가 필요한지 생각하며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월말정산 모임에서도 나만의 돈 모으기 목표를 함께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집을 사기보다는 땅을 사서 원하는 집을 짓기 위해 투자를 하고 여러 건축 자재들을 공부하시는 분, 안전한 도시의 환경을 선호해서 회사가 가깝고 보안이 확실한 아파트를 선호하시는 분, 강아지와 함께 살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에서 살기 위해 적절한 지역을 알아보는 분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목표들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뒤에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1년 단위로 계산해봅니다. 그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매달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도요. 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월말정산을 적는 구글 시트에 머니 로드맵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달 말에 월말정산을 하면서 머니 로드맵을 점검합니다. 처음에는 월급날을 기준으로 돈 관리를 해오다가 월급날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따라 앞당겨져 그 기준이 일정하지 않아서, 지금은 가계부 관리와 월말정산 모두 1일을 기준으로 갱신하여 기록하고 있어요.
시트에서 내가 입력해야 하는 항목과, 자동 계산식으로 계산되는 항목이 다르니 아래 설명을 참고하여 작성해보세요. 김민석
입력해야 하는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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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목표: 한 해 목표 저축 금액과 목표 자산을 적습니다. 이 금액은 저축 달성률과 자산 달성률을 계산하는 데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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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한 달 동안의 총저축액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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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비용 및 추가 수익: 예정된 이벤트가 있는 경우 적습니다. 해당 비용 및 수익 금액을 고려하여 총자산을 계산하고, 달성률 목표를 설정합니다.
자동 계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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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달성률 및 자산 달성률: 입력한 저축액과 저축/자산 목표 금액을 기준으로 1년 목표 대비 비율이 자동 계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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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매달 저축 금액을 누적하고, 이벤트 비용을 빼고 추가 수익을 더해 계산된 총자산 금액입니다.
이렇게 매달 퍼센트 단위로 달성률을 체크하다 보면, 내가 현재 목표에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고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목표를 점검할 수 있어 좋습니다.
5년 이상의 장기 목표를 세울 때는 빈 종이에 줄을 긋고 5년 단위로 점을 찍어가며 로드맵을 그려보면 좋습니다. 5년, 10년 단위로 스스로 세운 목표는 무엇인지 이를 이루기 위해 얼마를 저축해야 할지 등을 함께 생각하다 보면 미래에 대한 막막함보다는, 내가 그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김민석
내가 기준이 되는 나만의 돈 관리를 위해
1억, 10억을 모으자고 목표를 찍고 막 달려가는 게 아니라, 지금 내 경제 상황은 어떤지, 내 돈은 어떤지, 나는 어떤지를 살펴보는 재테크이기 때문에 기준을 외부에 두지 말고 나한테 돌아와서 한번 살펴보자는 얘기를 해요.
내 입장에서 내가 기준을 세우고 내게 필요한 목표들을 이루어 나가자는 거죠. 그러면 불필요한 것들을 좀 정리할 수 있고, 내 우선순위에 따라서 살 수 있기 때문에 꼭 오늘이 엄청 힘들지 않아도 생활의 만족도를 올리면서 재테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 친구들이 아파트를 샀다는 이야기, 옆자리 동료가 주식으로 대박 났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른 사람과 나의 상황을 쉽게 비교하게 되며 자신감이 하락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재테크의 기준은 '나'라는 사실입니다. 나만의 기준으로 예산을 세우고, 지출을 기록하고, 월말정산을 하고, 로드맵을 그리다 보면 조금씩 내가 원하는 곳에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돈 관리를 하는 데 있어 정답은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내가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내는 것이 가장 유용한 방법이니까요. 돈 관리는 평생 해야 하니 결국 지속 가능한 방식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돈을 관리하는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면 지치지 않고 내 돈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부록 - 돈 관리법 만들기에 도움된 콘텐츠 추천
책
• 유수진 <부자언니 1억 만들기>: 지출 통제, 월말정산, 머니 로드맵 등 돈을 관리하는 기본 뼈대를 배울 수 있는 책 (현재는 절판되어, 부자언니 머니노트로 개정되었습니다. 구성은 조금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다루는 내용은 유사합니다.)
• 미스페니 <나의 첫번째 머니 다이어리>: 나만의 기준으로 돈을 모으고 관리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해주는 책.
•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 월급이 주요 소득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재테크 방법이 백서처럼 실려있는 책. 재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간단히 이해하고 싶을 때마다 펼쳐 보기 좋은 책.
유튜브
• 미니멀 재테크 호호양: 지출 통제하는 방법, 가계부 쓰는 법 등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 금융 읽어주는 여자 천덩이: 전 금융업계 종사자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이해가 잘되도록 여러 금융 상품을 소개해주는 유튜브.